2025. 2. 17. 21:41ㆍBABY LOGE
태이의 탄생
유도분만, 이렇게 급할 일인가요?
2024년 12월 31일 밤 11시, 드디어 입원!
태이가 작고 잘 안 큰다는 말에 유도분만을 결정했다.
같이 입원한 사람은 단 한 명, 그런데 그분은 자정에 제왕절개로 출산했다.
결국, 출산을 앞둔 병실엔 나 혼자 남게 되었다.
혼자라는 걱정도 잠시, 출산이 코앞이라는 생각에 머릿속이 하얘졌다.

유도분만, 어떻게 진행될까? (예상 vs 현실)
자정 – 질정 투여, 경과 관찰 시작
유도분만은 자궁을 열어주는 과정이 먼저 필요하다.
그래서 원장 선생님은 자정에 질정을 넣고 자궁 경부가 부드러워지는 걸 기다리자고 했다.
"초산이고 자궁문이 닫혀있어 출산까지 오래 걸릴 거예요."
"한숨 푹 자고 정오쯤 촉진제를 맞고, 내일(1월 2일) 출산할 확률이 높겠네요."
Q. 질정을 넣으면 바로 진통이 오나요?
보통 6~12시간 동안 자궁문이 열리는 걸 기다려야 해서,
당장은 아무런 변화가 없을 수도 있다.
(그러나… 내 경우는 달랐다.)
"하루 동안 마음의 준비를 하면 되겠구나"
하지만 이 모든 계획은 몇 시간 뒤 무너지게 된다.

입원 후 태동검사 중
예상치 못한 진통, 그리고 냉담한 반응
질정을 넣고 병실에서 쉬고 있는데 갑자기 배가 쿡쿡 쑤셨다.
처음엔 "경부가 부드럽게 풀리는 중이라 배가 뻐근한가?" 싶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배와 허리가 쥐어짜는 듯한 통증이 몰려왔다.
Q. 질정만으로도 진통이 올 수 있나요?
보통 질정만으로는 진통이 오지 않지만,
자궁이 빠르게 반응하는 경우 촉진제 없이도 진행될 수 있다.
(→ 이걸 저는 몸소 체험했습니다…)
진통이 오는 걸 느낄 때마다 간호사를 불러 내진을 요청했지만,
"아직 멀었어요." 라는 말만 돌아왔다.
간호사의 냉담한 반응에 "내가 너무 유난스러운 건가? 조금만 더 참아보자." 하며 애써 마음을 다잡았지만,
새벽 6시쯤엔 1분마다 반복되는 강한 진통에 침대에 눕는 것조차 힘들었다.
"아… 이게 초반이라면… 후반은 대체 어떻게 버티지?"
(초반이라는 생각은 나의 착각이였다..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던 것이였다.)
출산 속도 무슨 일?
아침 7시 25분, 허리와 배를 동시에 쥐어뜯는 듯한 통증에
더 이상 참을 수 없어서 비명을 지르며 내진을 받으러 갔다.
아마 나 외에 입원한 사람이 있었다면 내 비명소리에 놀라 뛰쳐나왔을 것이다.
그리고, 충격적인 사실을 들었다.
"자궁문이 3cm 넘게 열렸네요"
"뭐라고요???"
지금까지 이정도 진통은 별거 아니라던 말은 대체 뭐였던 거지?
더 놀라운 건… 의사 선생님들이 퇴근하셨다는 점이었다.
남아 있는 건 간호사 몇 분뿐.
"아, 오늘 내 출산, 스펙타클하게 가겠구나."
Q. 유도분만도 이렇게 갑자기 급진행될 수 있나요?
보통 촉진제를 맞고 진통이 점차 강해지는 경우가 많지만,
체질에 따라 질정만으로도 빠르게 진행되는 경우가 있다.
(→ 초산이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출산 후 태이, 세상에 나오려고 얼마나 힘을 줬는지 얼굴이 새빨갛다.
무통 없이, 관장 없이 버틴 출산기
진통이 강해질수록 온몸이 뒤틀리는 느낌이었다.
그런데 무통주사는 커녕 관장도 못 했다.
"간호사님… 저… 똥이 나올 것 같아요…" 애처롭게 말했지만,
간호사는 난감한 표정으로 "괜찮아요, 신경 쓰지 마세요." 하며 나를 달랬다.
"아니, 이걸 어떻게 신경을 안 써요…?"
누군가 내 분비물을 보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 민망했지만,
강한 통증에 수치심도 사라져갔다.
그렇게 몇 번이나 정신을 잃었다 깨어나기를 반복했다.
옆에서 남편은 초조한 얼굴로 의사 선생님이 오기만을 애타게 기다렸다.
Q. 출산 전에 관장은 필수인가요?
예전에는 필수였지만, 요즘은 안 하는 경우도 많다. 출산이 빨리 진행되면 준비할 새 없이 그냥 나올 수도 있다.
출산, 드디어 의사 도착!
8시 마취선생님이 도착하여 무통을 맞았고,
8시 20분, 드디어 원장 의사선생님이 도착했지만,
이미 태이는 거의 다 나와 있는 상태였다.
똥과 함께.. 5분 만에 그대로 출산!
Q. 유도분만도 자연진통처럼 빠르게 끝날 수 있나요?
보통은 촉진제 투여 후 10~12시간 이상 걸리지만,
자궁문이 급격히 열리면 예정보다 훨씬 빠르게 진행될 수도 있다.
(→ 저는 8시간 만에 출산했습니다…)


출산 후 엄마품에 안긴 태이와 아빠가 탯줄 자르는 모습
그리고, 태이는… 작지 않았다?
막상 태이를 보니 작지도 않았다.
원장 선생님도 멋쩍게 웃으며,
"어… 애가 크네…"
뭐, 건강하면 된 거지.
그렇게, 예정된 시간보다 훨씬 빠르게
우리의 첫아이 태이가 세상에 나왔다!
유도분만, 미리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
- 유도분만도 개인 차이가 크다!
- 자궁이 빠르게 반응하면 촉진제 없이도 진행될 수 있음
- 진통이 온다면 적극적으로 내진 요청하기
- 무통 타이밍 놓치면… 끝까지 버티게 될 수도 있음
- 태어나는 순간, 아이의 사진 많이 찍기!
육아 생존기,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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